2010년 10월 7일 목요일

엔트리 그 이상! 온쿄 3D 리시버 TX-SR608


엔트리 그 이상! 온쿄 3D 리시버 TX-SR608




리뷰 | 백준오(juno@tinman.co.kr)

THX 인증의 보급형 3D 리시버 온쿄 TX-SR608

컨슈머 가전 업계에서의 삼성이 그러하듯, 온쿄는 적어도 AV 앰프 분야에서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따내는 것이라면 가히 독보적인 선두주자다. 특히 90년대 이후 디지털 서라운드의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마다 온쿄의 AV 앰프가 첫 머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그들의 선진적인 개발 사상에 기인한 바가 크다. 세계 최초의 THX 리시버 TX-SV919, 세계 최초의 THX Surround EX 리시버 TX-DS989, 세계 최초의 HD 오디오 대응 리시버 TX-SR605, 세계 최초의 Windows 7 인증 취득에 이르기까지 그 이력이 화려하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TX-SR608 역시 또 한번 World 1st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세계 최초로 THX 인증을 취득한 보급형 HDMI 1.4a 리시버다.


▲ 최초의 3D 대응 HDMI 1.4a 리시버 TX-SR608


HDMI 1.4a 채용으로 3D 영상에 대응하는 온쿄의 2010년형 리시버 라인업은 TX-SR308, TX-SR508, TX-SR608을 보급기 라인으로 분류하며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한 TX-NR708, TX-NR808, TX-NR1008이 중급기 라인에 위치한다. 현행 고급기 라인의 TX-NR3007, TX-NR5007은 HDMI 1.3 모델이지만 아마도 올해 말까지는 현역으로 운용될 것이다.


TX-SR608의 특이점이라면 보급형 AV리시버 중에서는 처음으로 THX 인증을 취득한 것이다. 보통 인증절차와 로열티에 따른 비용 문제로 1,000달러 이상의 중급기부터 THX 인증이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전통적으로 THX 인증에 인색한 야마하는 DSP-Z11같은 오직 단 하나의 플래그쉽기에만 THX 인증을 허락해왔다.


▲ 인증 마케팅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 자격에 엄격함을 요구하는 THX의 포스는 분명 그 자체로 신뢰의 상징이다. 보급기에 THX 인증이라니, 온쿄 AV리시버의 하극상은 올해도 계속된다.


TX-SR608가 취득한 THX 카테고리는 THX Select2 Plus로 최고급 제품의 THX Ultra2 Plus보다 하위 카테고리이지만, 이 제품이 가진 출력에 비춰 적합한 수준의 인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적응형 재생 레벨 조절 기술인 THX Loudness Plus가 적용된 최신버전이다.


▲ TX-SR608은 3D 영상 신호 패스스루, 오디오 리턴 채널 대응 등 HDMI 1.4a 버전의 고유 기능 외에도 돌비 프로로직 IIz, 오디세이 DSX 등 새로운 수직-수평 확장 서라운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파루자 비디오 프로세서를 탑재하여 비디오 업스케일링 기능을 지원하는 등 전작들에 비해 기능 면에서 대폭적인 향상을 이루고 있다.

3D 블루레이, 3D 방송 신호를 패스스루(Pass Through)하는 HDMI 1.4a 리시버

믿음직스러운 THX 로고를 자랑스럽게 새긴 TX-SR608이지만 역시 이 제품이 관심을 받는 요인의 팔할은 HDMI 1.4a를 채택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신기술들, 그 중에서도 3D 영상의 패스스루일 것이다. 3D 블루레이 플레이어인 LG전자 BX580과 삼성의 3D TV인 PAVV LED7000 조합으로 테스트 한 결과 TX-SR608은 현재 유일한 3D 블루레이 타이틀인 <몬스터 VS 에이리언>을 비롯하여 스카이 3D 채널과 지상파 3D TV 시험방송 채널(66번)의 3D 영상을 완벽하게 패스스루했다.

▲ 현재 유일한 3D 블루레이 타이틀 <몬스터 VS 에이리언>. 삼성과 드림웍스-테크니컬러 연합의 컨텐츠 제휴로 삼성 3D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제한적으로 번들 공급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3D 컨텐츠.

3D 영상의 퀄리티와 그 입체감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조만간 따로 글을 쓸 계획이지만 간단히 언급하자면, 가장 제대로 만들어진 풀HD 3D 소스라 할 수 있는 <몬스터 VS 에이리언> 3D 블루레이 타이틀은 작은 TV 화면으로 인한 태생적인 스케일의 아쉬움을 제외하면 극장 못지않은 입체감과 뛰어난 화질을 자랑하여 향후 3D 컨텐츠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 3D 블루레이 타이틀 <몬스터 VS 에이리언>의 1080p/24Hz 영상 신호를 패스스루 할 때 괄호 안에 '3D'를 표시하여 현재 표준 규격 신호에 해당하는 정상적인 3D 신호가 입력되고 있음을 알린다.


하지만 SD급 영상을 업스케일링한 수준의 실망스런 화질과 눈을 피곤하게 하는 고스트 현상이 빈번한 스카이 3D 채널의 컨텐츠는 10분 이상 시청하기가 힘들 정도였고, 지상파 3D TV 시험방송 채널은 스카이 3D 채널보다는 훨씬 나은 화질이지만 3D 영상의 입체감을 만끽할만한 컨텐츠의 부족이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스카이3D 채널과 지상파 3DTV 채널의 경우 현재로서는 모두 시험방송 단계이므로 곧 다가올 남아공 월드컵을 기점으로 3D 방송 인프라를 확충한 메이저 방송사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 당연한 이야기지만 3D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3D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3D TV가 필수이며, BDA에 의해 표준 규격화된 3D 블루레이 타이틀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역시 전용의 3D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HDMI 입력은 6개로 다수의 HD플레이어를 운용하기에 충분하며 모두 HDMI 1.4a 규격을 준수한다. 특히 HD캠코더나 디지털 스틸 카메라를 HDMI로 리시버에 연결할 때 끙끙대며 잘 보이지도 않는 후면 패널을 더듬거리는 수고를 덜어주는 전면 HDMI 포트는 이전 라인업에서는 두 단계 위의 TX-NR807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사양이다.


▲ 1.4a 버전의 HDMI 포트는 전면 패널 포함 6개를 제공한다. 온쿄 리시버의 장점인 PC(RGB) 입력과 전용 iPod 도크를 연결할 수 있는 유니버셜 포트 또한 탑재했다.


수직-수평 채널의 도입으로 보다 다채로운 서라운드 프로그램 지원

AV앰프 본연의 평가요소인 사운드 퀄리티를 이야기하자면, 우선 하드웨어만 놓고 봐도 보급기로서는 고무적인 수준의 퍼포먼스로 우선 스펙 면에서도 경쟁기 대비 상당히 우수한 편이고 앰프 무게도 11.5kg으로 꽤나 실한 녀석이다. 온쿄 보급기 중에서는 TX-SR608부터 프리부와 파워부의 회로를 독립적으로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순간 전류 공급을 높이는 기술이자 온쿄 상위 리시버군에 채용되는 인버티드 달링톤(Inverted Darlingdon) 회로를 탑재했고, 돌비 프로로직 IIz 외에 이전 모델인 TX-SR607에서 지원하지 않았던 AUDYSSEY DSX 확장 서라운드 프로그램을 새롭게 적용함으로써 취향에 따라 백 서라운드 채널 대신 수직(Height)/수평(Wide) 채널을 선택적으로 사용하여 음장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보다 강력한 파워의 메인 채널을 원한다면 바이앰핑 구동도 가능하다.


▲ 모두 바인딩 포스트 스피커 단자를 채용했으며 취향에 따라 수직 채널(Front High), 수평 채널(Front Wide), ZONE2 할당 등 채널 구성에 있어 다양한 조합의 선택 기회를 제공한다.


출력은 8옴 구동 시 채널 당 100와트로 <아바타>의 홈트리 폭격 장면을 위압적인 스케일의 사운드로 들려주며, <마스터 오브 커맨더>의 다양한 선상소음들, 예컨대 돛이 움직이면서 팽팽하게 당겨지는 로프의 장력음이나 곡식 주머니들이 서로 몸을 부비며 만들어내는 마찰음같은 섬세함의 영역까지 절묘하게 표현한다. 반면 저음의 이미징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인데 온쿄 리시버의 전반적인 성향대로 덩어리가 크지만 엣지는 다소 풀어진 편이라 양감보다는 타격감이 강조되는 <300>이나 <점퍼>의 액션 사운드는 조금 실망스러웠다. 물론 이 같은 중용의 미덕이 자연스러운 음역 밸런스를 추구하는 블루레이 뮤직 타이틀에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 확장 서라운드 프로그램인 오디세이 DSX를 지원하며 OSD 출력이 가능한 GUI 메뉴를 통해 손쉬운 스피커 설정이 가능하다.


한편 야마하에 비해 항상 저평가 받던 온쿄의 음장이지만, THX 및 확장 서라운드 프로그램의 가세로 인해 상당히 재미있는 음장 프로세싱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AUDYSSEY DSX의 수평 채널을 적용했을 때의 광활한 음장감은 <글래디에이터> <킹덤 오브 헤븐> 같은 에픽물의 배경음악을 보다 장엄하게 만들어주므로 여분의 스피커를 준비할 수 있다면, 설치과정이 다소 수고스럽더라도 꼭 한번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이 가격대에서 이처럼 다양한 기능으로 ‘가지고 노는 재미'를 선사하는 AV 리시버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역시 최신의 Audyssey 2EQ 룸 보정 프로그램은 이렇다 할 음향 확산재가 전혀 없는 데드한 공간이 대부분인 일반 가정에서 자칫 두루뭉술해지기 쉬운 고역 해상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켜주므로, 첫 설치 시에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좋다.





오디오 리턴 채널, 1080p 업스케일링 등 다양한 부가기능 지원

HDMI 1.4a의 고유 기능으로 일종의 업스트림 기능인 오디오 리턴 채널(Audio Return Channel)도 지원하는데, TV 튜너로부터 수신된 음성을 옵티컬 케이블 없이도 리시버의 HDMI 출력단으로 연결된 HDMI 케이블을 통해 리시버로 전송할 수 있다. 말이 좀 복잡한데 한마디로 리시버와 TV가 HDMI 케이블로만 연결되어 있으면 TV 음성을 리시버로 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TV와 HDMI 케이블 역시 ARC에 대응하는 HDMI 1.4 제품이어야만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 편리한 ARC 기능을 사용하려면 ARC에 대응하는 3D TV와 HDMI 1.4(a) 케이블이 필요하다. 사진 속 케이블은 Welle Digital의 Excellence HDMI 1.4a 케이블


파루자 DCDi 스케일러는 Cinema Enhancement라는 이름의 업스케일링 기능으로 SD급 영상을 1080p로 변환 출력하는데 온쿄의 상위기가 택한 HQV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보급형 리시버의 비디오 프로세서는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적어도 TX-SR608은 그런 지적에서 자유롭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블루레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적절한 블러로 블록 노이즈를 말끔히 지우고 다시 적절한 샤픈을 입혀 윤곽선을 또렷하게 매만져 재탄생한 DVD의 업스케일링 영상은 아직도 랙 한켠을 가득 채우고 있는 DVD 컬렉션에 대한 애정을 높인다.


이처럼 기능상으로는 200만 원짜리 AV앰프에도 꿀릴게 없을 만큼 뛰어난 가격 대비 사양을 자랑하는 TX-SR608이지만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네트워크 기능을 지원하지 못하므로 HDMI 1.4a 규격이지만 양방향 이더넷 전송은 대응하지 않으며, HDMI 출력도 1개 뿐이고, 아날로그 멀티채널 오디오 입력도 없다. 하지만 이들 사양을 보급기에서 기대하는 것 역시 지나친 욕심인 것도 사실이며, 3D 리시버를 구입하면서 멀티채널 오디오 입력을 사용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존재할까 되새겨 본다면 언급한 사항들을 약점으로 지적하는 것은 온쿄 입장에서는 억울해 죽을 지경일 것이다. 물론 태생적인 체급의 한계로 인한 중고급기와의 구동력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기에, 리시버 포함 300~350만원 수준의 멀티채널 스피커 시스템 정도라면 적절한 균형의 조합이 될 것이다.





[총평] 엔트리 그 이상의 퍼포먼스

아무리 죽기 전에 사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는 전자제품이라지만, 온쿄의 AV 리시버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보급기들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탓에 구 기종을 지닌 유저들을 마음 아프게 한다. 또다시 온갖 '최초' 타이틀을 거머쥔 TX-SR608 역시 3D 리시버 교체 바람을 이끌어낼 온쿄의 주력 보급기로 선보이면서 이래저래 ‘팀킬'이라 부를만한 기능성의 향상에 힘을 기울였다. 야마하와 데논의 3D 리시버가 아직 시판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번에도 새 신발을 신고 한 발 먼저 스타트를 끊은 온쿄의 부지런한 질주를 막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2010. 6. 8 | TINMAN™

http://www.audiosarang.com/main.htm?d=re&l=read_all&f_code=review&f_num=609&f_flag=2&f_keyfield=&f_keyword=

P 박인혁 실장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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