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7일 수요일

다인오디오 MC15/SUB 250MC.

초하이엔드 멀티미디어를 꿈꾸다 20여년 전 내가 학생이었을 때 음악에 처음 빠져 들게 된 것은 당시 최고의 인기 아이템이던 소니의 워크맨 덕분이었다. 필자가 손에 쥔 것은 F2였던 걸로 기억되는데, 가장 고급 기종이었고 번들 헤드폰이 싫어서 몇 종인가 상급 모델로 업그레이드 했었다. 고가의 메탈 카세트테이프에 최신 락 음악으로 채워졌고 친구들에게도 많이 복사해 주었다.? 얼마지 않아 오디오에 빠져들고 외국 오디오 잡지도 보게 되었는데, 나는 거기서 보지도 못한 시커먼 초 하이엔드 워크맨이 존재하고, Bose에서 전용 미니 스피커와 앰프가 출시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당시 필자가 가지고 있던 오디오 값과 맞먹었지만 그 기기를 필자는 본 적이 없다. 100% 밀수였던 당시 상황에서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그 기계를 들고 올 사람은 없어 보였다. 다만 조악한 건전지 하나 들어가는 휴대용 스피커는 제법 많이 만들어지고 팔렸다. 다인 MC15를 보자 맨 먼저 그 보스 스피커와 앰프 세트가 기억났다. 지금은 MP3 플레이어가 대중화되고 각종 PC와 게임기 등 멀티미디어 기기가 넘쳐나기에 사용할 아이템은 그때보다 훨씬 많아졌다. 그리고 보스 역시 그때 그 아이템이 꾸준히 개량되었고 여타 오디오 업체, 특히 미국 쪽의 스피커 제조사들은 지금 소개할 MC15와 같은 멀티미디어용 미니 액티브 스피커를 많이 만들었다.
하지만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상투적인 전제를 달고 말하자면, 그런 멀티미디어용 스피커치고 별반 이름 값 하는 소리를 들려준 스피커는 없었다. PC용 스피커가 뭐 다 그렇지,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라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것이 태반이었다. MC15 역시 브랜드 네임을 팔아, 박리다매를 하기 위한 제품일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한마디로 너무 비싸다. MC15는 다인오디오의 북셀프 제품을 3/2 크기로 줄여놓은 듯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언뜻 밀폐형 같지만 뒷면 위에 가로로 덕트가 뚫린 베이스 리플렉스형 스피커이다. 다인은 앰프나 액티브 스피커를 상용화한 적은 없지만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개발해 왔고, 유수 오디오 쇼에 아르바이터(Arbiter)란 앰프를 선보이면서 시장 진입 여부를 노려왔다. MC15는 서브우퍼를 제외하고는 다인오디오가 처음 상용화한 앰프를 탑재한 제품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
1계통의 언밸런스 입력단을 갖추고 있고, 좌우측이 전혀 연결되지 않은 독립 입력과 독립 전원을 사용하게 되어 있다. 볼륨단은 따로 없고, 대신 소형에 다양한 기기가 연결되기에 3단계의 딥스위치를 이용한 간단한 대역별 개인 조정 스위치가 있다. 앰프의 bass, mid, treble 조정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55Hz~21kHz의 재생 대역을 가지고 50W 출력으로 구동이 된다. 뒷면에 방열판은 조금 지나면 따뜻해지는 정도, 크기를 고려한다면 결코 작지 않은 출력이다. SUB 250MC는 전형적인 서브우퍼의 모습이다. 다인오디오의 홈시어터용 서브우퍼를 조금 작게 마무리한 듯 보이는데, AV 마니아라면 이것을 그대로 홈시어터에 달아도 되고 홈시어터용 서브우퍼를 SUB 250MC 대신 달아도 되는 완벽하게 호환되는 제품이란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낮게는 29Hz까지 재생되며 325W의 출력을 가진다. 세부 기능은 일반적인 서브우퍼와 같으니 설명을 생략한다. MC15에 비해 출력이 높기에 볼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소스 종류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 9시 방향으로 20~25% 정도의 출력만 사용했을 때 밸런스가 맞는 것 같다.
MC15, 컴퓨터와 만나다 우선 필자의 HTPC에 달아본다. 누구나 그럴 거라 생각하지만, 마치 쥐라도 나올 것 같은 컴퓨터 뒷면에 번들로 제공되는 연결단자를 통해 MC15에 연결하다 그만 입력단에 꼽고 말았다. 굉음이 스피커에서 나온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진다. 물론 50W로 터질 다인의 유닛은 아니다. 하지만 항상 연결시에는 전원을 내리고 연결해야 된다. 자체 볼륨이 없기에 접촉 이상은 물론, 기존 몇 와트 출력을 내는 PC 스피커에 세팅된 컴퓨터를 다인 MC15에 단다면 너무 커다란 소리가 나와 당황하게 될 것이다. 윈도우 시작음이 무슨 교향곡이라도 된 양 웅장하게 울린다. 저장된 MP3를 틀어본다. CF에 단골로 쓰이는 곡, 이스라엘 카마카위올레의 . 기타의 간결한 사운드가 기분 좋게 울리고 모니터 너머 어딘가에서 IZ의 목소리가 깊은 소리로 웅얼거린다. 처음 느끼는 경험이다. 그 작은 공간에서 MC15는 스테레오 이미지는 물론 무대의 깊이를 만들어 내고 있다. 확실한 다인오디오 특유의 음색. 컴퓨터를 통해 이런 소리가 나다니, 싸구려 소리에 길들여져 이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던 관념이 깨진다. 뒤로 한발 물러나 앉을수록 그 감동은 커진다. 모니터에 코를 박고, 스피커를 바로 옆에 두고 사용하기보다 가능한 한 멀리 두는 것이 한층 효과적이다.
동영상에서 탄탄한 중음역의 다인답게 대사전달이 또렷하고, 서정적인 음악에 강점을 보인다. 포크송 풍의 음악과 감미로운 앙드레 가뇽이나 유키 구라모토, 혹은 팝류에서는 MC15만으로도 충분하다. 락과 댄스곡의 경우 조금 허전한데 여기에 SUB 250MC를 더하자 강한 비트가 나온다. 뻔한 이야기지만 레이싱 게임할 때 전해지는 우퍼의 진동도 재미가 있다. 대편성 교향곡은 조금 흉내는 내지만 컴퓨터 소스 자체의 한계가 있다. 생각보다 많은 소음이 컴퓨터에 존재한다. 알 수 없는 초저역의 웅웅거림이나, 쌰 소리가 나는 저S/N비가 만들어 내는 거슬리는 소리가 고출력의 MC15에는 그대로 노출이 된다. 사운드카드 시장은 거의 사라지고 온보드 사운드를 대부분 사용하는 실정에서, 또 디지털이란 에러만 나지 않으면 되고, 1과 0의 조합이기에 차이는 없다는 주장이 오히려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PC 시장에서 MC15와의 연결은 그 자체가 한계가 있다. 다인이 꿈꾸었던 멀티미디어의 세상은 오디오 정도의 퀄리티를 가지는 PC를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또, 필자의 경우 키보드에서 볼륨 조절이 되지만 일반적으로 번번이 볼륨 조절창을 열어 조절해야 함도 귀찮은 일중 하나이다.
MC15, MP3와 만나다 어찌 보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컴퓨터와 다르게 이것은 음향 기기이다. 조금은 틱틱 소리가 나는 조작음이 들리지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MP3 플레이어 자체가 볼륨 조절이 되기에 역시 사용상 불편함은 없다. 필자 역시 간간히 MP3를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하였기에 그 특성은 알 수 있다. MP3 플레이어의 기종에 따라 틀리지만, 여기서도 컴퓨터와 비슷한 입력 자체의 한계에 부딪힌다. 탄력 있는 다인 특유의 사운드, 품격을 가지는 고급스러운 재생음과 소형 스피커가 만들어 내는 공간감 등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이 짜여져 있는 소리지만, 수치만큼의 퀄리티를 MP3 플레이어 자체가 내주지를 못한다.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아이팟 역시 별도의 D/A 컨버터를 갖추어 재생하는 도킹시스템이 많이 마련되어 있고, MC15보다는 못하여도 어느 정도 퀄리티를 가진 제품들이 도킹시스템과 결합되어 전용으로 나온 제품도 상당히 많다.
그렇기에 그냥 플레이어에서 아날로그화 된 신호를 받아서 단순 재생한 MC15의 소리는 조금은 불리하다. MP3 플레이어의 재생 대역이 선전 문구에서처럼 20Hz~20kHz를 진짜 아날로그 신호로 뽑아내는지 의심이 된다. 헤드폰으로는 느끼지 못한 그런 한계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물론 MC15 자체는 훌륭해서, 현존하는 어떤 포터블 MP3 플레이어의 재생 능력도 MC15의 퀄리티를 넘어서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기타 게임기와의 결합도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AV로의 활용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 필자는 게임기가 없으나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AV도 마찬가지로 적용이 된다. 2.1로는 훌륭하다. 특히 크기 대비 퀄리티로 본다면 더더욱 그렇다. 좁은 공간에서 부담 없는 크기로 기대 이상의 음질을 얻겠지만, 과연 2.1채널이 5.1채널의 효과를 능가할 수 있을까? 물론 MC15를 추가해 다채널화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렇게 하면 시스템 자체가 너무 복잡해지니, 실익이 없어 보인다. Mc15, 오디오와 만나다 그럼 단순히 오디오와 연결해 보자. 필자의 프리앰프에서 인터커넥터를 뽑아 서브우퍼로 연결한다. 필자의 컨피던스 스피커 앞에 MC15를 놓았다. 말 그대로 액티브 스피커를 통한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성능을 테스트 한다. 하이엔드라 자랑할 만한 프리나 CDP는 아니지만 케이블까지 2년여 동안 다인스피커에 맞추어 온 시스템이다. 가격이 말해주듯 보급형 파워 앰프와 다인오디오 소형 스피커와 결합시킨 결과 이상은 나왔다. 수년 전 오디언스 42의 리뷰를 위해 사용하면서 받은 감흥이 나온다. 앞서 말했듯 PC 모니터 너머로 느낀 그 환상적인 무대가 이제 넓게 펼쳐지고, 크기를 잊게 하는 스케일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빅마우스의 소리는 절대 아니다. 이는 어느 경우나 마찬가지로, 다인오디오의 어떤 스피커보다 확연히 음상이 작게 맺힌다. 마치 미니어처 같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 사용 공간이 작을 것에 대비한 세심한 세팅이다. 볼륨이 달린 양질의 CDP와 MC15와의 결합도 고려해 볼만 하다. 서브시스템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다인 특유의 로레벨로 이완시킨다. 소편성을 좁은 공간에서 울리기는 더할 나위가 없다. MC15만으로 55Hz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아무래도 대편성은 한계가 있다. SUB 250MC를 구동시키자 스케일감과 재생 대역의 아쉬움은 분명 감소되지만, 문제없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서브우퍼의 한계이다. 초저역에서 지향성은 모노라고 말하는 것이 서브우퍼 예찬론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필자가 느끼기에 그것은 분명 아니다. 가청주파수 대라면 분명 영향을 준다. 좌측에서 울리던 베이스 주자의 위치가 음계를 낮출수록 가운데로 이동한다. 물론 심하지는 않지만 분명 느낄 수 있다. 우측 뒤편에 있어야 할 팀파니가 가운데로 쏠리는 것도 같다. 이것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본다면 MC15의 이미징이 정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고 필자가 까탈스럽다는 말도 되겠지만, 이 같은 사실 때문에 오디오에서는 2.1이 그렇게 환대 받지 못하는 이유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Mc15, 그 능력과 한계 보편적인 멀티미디어 액티브 스피커의 형태이지만, 그것과는 출발 자체가 다르게 보여진다. 대체로 낮은 가격대에서 어느 정도 적당한 퀄리티와 보기 좋은 인테리어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 일반적인 멀티미디어 스피커이다. 하지만 MC15는 하이파이적인 관점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접근한 제품이다. 음상은 가늘고, 포지션이 정확하고 무엇보다 질적인 수준이 하이파이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하지만 멀티미디어로 사용의 가능성은 열어주었지만 편이성을 주지는 못하였다. PC와의 결합에서 PC 자체의 양질의 사운드 카드와 노이즈 없는 깔끔한 조립 상태가 받쳐줘야 했고, MP3와도 플레이어 자체의 아날로그적 한계성을 드러냈다. 오디오적인 관점에서 낮은 가격에 좋은 퀄리티를 가지는 훌륭한 서브시스템용 액티브 스피커이지만, 멀티미디어 측면에서는 ‘garbage in garbage out'이란 말 그대로 아쉬움을 남긴다. MC15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으려면 PC나 MP3 플레이어 역시 그만큼의 퀄리티를 가지는 구성이 필요해 보인다. 어찌 되었건 확실히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이것저것 연결해 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다인오디오가 멀티미디어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하이엔드 제품을 키덜트에게 던져준 것 같다. 쓰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확장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만큼 편이성은 떨어진다. 차라리 퀄리티를 조금 낮추고 디지털 프리와 같은 편의 장치를 가지는 보완함이 어떠했을까? 아니면 볼륨단이라도 달아주었으면 어떨까? 오디오적인 관점에서도 흠 잡을 데 없는 품격을 보여준MC15, 이것을 기반으로 다인이 오히려 액티브형 스피커 개발에 주력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하이파이 클럽 신우진님 리뷰 글 발췌]


P 박인혁 실장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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